주후식 - HOOSIK JOO
<작가 작품 설명>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인구가 천만에 달한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인간들 생활 속에 동화되어 다양한 모습과 형태로 보여 진다.
내 작업은 사실적 표현으로 만든 개들이 마치 살아있는 듯 생생하게 저마다의 포즈와 표정을 지어보이는 견종들이 그 첫인상은 귀엽고 깜찍하고 예쁘다. 이런 인상이며 반응 자체는 자연스럽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반드시 자연스러운 것만도 아니다. 귀엽고 깜찍하고 예쁘다는 것은 인간의 일방적인 인상이며 반응 일 수 있다. 개를 매개로 한 내 작업의 관심은 바로 이렇듯 인간의 일방적인 인상이며 반응에 있고, 그 일방적인 인상이며 반응이 혹 소외시키고 있을지도 모를 개의 입장을 주지시키는 데 있고, 그렇게 왜곡된 일방채널을 상호작용이 가능한 소통채널로 회복시키는 데 있다. 외관상 개를 소재로 한 것이지만, 사실은 개를 통해서 인간을 이야기하고,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고, 사회를 이야기하고, 존재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개로 대리되는 인간과의 진정한 관계에 대해서, 그래서 종래에는 인간 자신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 것이다. 나아가 휴머니즘과 인간성의 비판이며 작품으로 제작된 견종의 눈은 없지만 안경으로 눈을 대신하는 형상으로 전환하여 견종이 착용한 안경을 통해 소통의 의미로 표현한 것이다.
동물의 눈에 비친 인간세계를 풍자한 조지 오월의 (동물농장)과도 통한다. 개를 소재로 한 현대판 우화 정도로 보면 되겠다. 외관상 귀엽고 예뻐 보이는 개들을 통해서 그 인상이며 반응, 그 입장이며 태도의 이면에 가려진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을 폭로하고 풍자하는 역설적 표현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